[논평]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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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김태현 이사장은 지난 12월 28일 언론을 통해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공개적 발언을 하였다. 국민연금이 장기적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필요하나, 관련한 오해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 원칙에 입각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맡아 관리하는 국민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인 국민에게 이익이 되도록 신의에 따라 성실히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수탁자 책임활동을 이행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활동의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2023년 한 해 동안 이러한 원칙이 흔들리는 여러 논란이 있었다. 기금상근전문위원에 검찰 출신 인사를 임명하기도 했고, KT회장 선임과 관련하여 수탁자 책임 활동이라기보다는 관치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수탁자책임 전문위 인적 구성에 있어 가입자단체의 감시와 통제 역할은 약화되고, 대신 자본과 금융계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개악되기도 했다. 정작 하기로 했던 수탁자 책임활동은 미비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해소를 위한 손배소, 대표소송도 이행되지 않았다. 게다가 윤석열 정권은 법정기구인 수탁자책임 전문위가 있음에도 중복되는 영역인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방향, 의결권 행사 기준 개선, 스튜어드십 코드 자문 등을 다루겠다며 국민연금 기금본부 내에 지배구조 개선 자문위라는 한시적 조직의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최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전면에 나서 포스코 회장 선출과 관련한 발언을 하여 비판을 받고 있다. 유니버셜 오너인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 활동으로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일부 기업에 대한 선택적 행사로 부적절하게 이루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현재의 포스코 회장 선출 과정이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저촉되는 셀프연임 구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정당할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내용의 주주권 행사라도, 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 활동이 공개서한 발송, 비공개·공개 중점관리기업 선정, 주주권 행사 등 공식적 방법이 아닌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발언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기금운용에 개입을 하거나 개별기업의 의결권 행사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매우 위법적 행위이다.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하여 ‘정권 실세 개입설’이 불거지자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찰 수사까지 의뢰하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시중에 많은 오해와 우려가 있는만큼, 이럴 때일수록 관련한 오해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게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 원칙에 입각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원칙과 지침을 벗어나 선택적으로 위법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며, 혹여 주주 이익을 명목으로 정권 이익을 도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2024년 1월 2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