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과도한 금액을 투자한 국민연금이 대규모 투자 손실을 입게 생겼다. 국민연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5826억원과 보통주 295억원 등 총 6121억원을 투자했으며, 이중 3131억 원을 회수했으며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 당시 파격적인 조건을 보장 받은 것이나, RCPS의 80% 이상이 국민연금 몫인 걸 따지면 더 받아내야 할 금액만 6천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국민의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기금이 먹튀 투기자본의 배불리기에만 이용된 채 증발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연금행동은 10년 전인 2015년 8월 홈플러스 매각입찰 당시 국민연금이 인수기업 구조조정과 먹튀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 철회를 촉구했다. 사모펀드의 기업인수 대부분이 정상적인 경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단기간의 투자수익과 매각차익에 목적이 있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 대량 구조조정 및 기업발전 저해 등 민생을 위협하는 문제점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HK저축은행 인수, ING생명 인수, 씨앤앰 매각 등에서 노동자 구조조정으로 지탄을 받았으며, 이후 ING생명 매각 양도차익에 대한 김병주 회장의 역외탈세 혐의 세무조사 후 납세과정에서 MBK·국세청 간 바게닝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BHC가맹점 쥐어짜기 논란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홈플러스 또한 마찬가지로 문제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폐점이나 정리해고로 회사가 언제 망할지,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몰라 불안감에 떨고 있으며, 신용등급 하락과 납품업체의 납품 중단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별도의 자본 유입 없이 1400%나 되는 부채를 400%대로 줄였다고 하는데 이는 RCPS의 회계상 분류를 자본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며, 메리츠증권에 1조2천억원을 8%라는 고리로 대출을 받아 재무적 회생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유통화증권과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발행 등 투자가 아닌 사기로 보기 충분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 또한 드러났다. 이러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에 따른 펀드 운용수익으로 약 1조원의 성과보수를 챙기고, 책임자인 김병주 회장은 개별 기업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는다며 국회 홈플러스 질의에 불출석을 통보함에 따라 또다시 먹튀 논란에 휩싸이며 비난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결국 MBK가 또 MBK한 것이 되고 만 것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사모투자 위탁사 선정 시 수익 실현 과정에서도 정성적 평가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국민연금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로 MBK를 선정할 당시 연금행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했는지, 특히 ESG 책임투자 원칙에 부합하는지 밝힐 것을 촉구한 이래 뒤늦게 조치를 취한 것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것이나 다름없다. 연금행동은 국민연금이 MBK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ESG 책임투자 원칙에 어긋난 행위 및 민생과 기업, 국민연금기금에 손해를 입한 행위 등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고, 이에 맞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을 세울 것을 함께 촉구한다.
2025년 3월 15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