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 추진,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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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특위는 지난 16일 연금개혁 공론화 추진 관련 보도자료를 내며 공론화위원회 구성, 공론화의 범위, 의제숙의단, 시민대표단 두단계로 추진하는 공론화 과정, 이해관계자 공청회 개최 등을 발표했다. 오는 1.31.에는 연금개혁 공론화 출범식을 한다고 한다. 연금행동은 이번에 발표된 연금특위의 공론화 추진 사항에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다시금 사회적 합의에 입각한 연금개혁을 강력히 요구한다.
연금개혁은 국민의 삶에 밀접하고 매우 민감한 문제로 충분한 숙의 과정과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간 연금개혁 논의과정은 촉박한 일정 속에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진행되어 왔다. 사실 연금특위는 그 출발부터 야당의 정개특위 개설에 대한 여당의 요구로 탄생한 정치적 거래의 산물로, 소수의 국회의원과 전문가들의 밀실 논의 속에서 진행되어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국회의 연금특위 공론화 과정은 결론을 정해놓고 공론화라는 허울로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최근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각종 위원회에서 양대노총을 배제하는 가운데 노골적인 노동탄압 및 일방통행의 막무가내식 국정행보를 보여왔다. 이러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일말의 기대도 사라진지 오래다. 그런데 이제 국회마저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모습을 닮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이번 공론화 과정 속에서도 노동자와 시민은 실제 연금개혁에서 아무런 결정권이 없도록 배제된 채 이해관계자 공청회 의견 수렴 정도로 그 권한을 제한받고 있다. 중립적인 전문가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다면서 노동시민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 당시 기초연금 공약 후퇴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김상균 명예교수를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하였다. 공론화위원회가 편파적 인사로 구성되고, 공론화에 상정할 의제를 담은 숙의자료집도 편파적으로 작성 될 가능성이 크다. 50명 내외의 의제숙의단 구성이 120만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대표성은 무시하고 천명도 되지 않는 어용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식의 윤석열 정부가 보여왔던 노골적이고 편파적인 노동탄압방식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복지부가 꾸린 국민연금 미래개혁자문단은 이미 재정안정론자 중심으로 꾸려졌고, 의제숙의단 구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얼마든지 윤석열 정부의 국민연금 축소, 사적연금 활성화 결론 도출에 부합하도록 의제숙의단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국민연금 연구원의 추계팀도 재정추계실무단으로 꾸려 전주에서 세종으로 옮겨왔다. 윤석열 정권의 재정안정론 중심 연금개혁 결론에 부합하는 통계자료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편향적 인물과 자료에 근거한 편파적 의제가 도출된다면 결국 시민대표단이 형성하는 공론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적어도 국회는 국민의 목소리를 존중하며 사회적 합의를 시도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자와 시민을 탄압하고 배제한다고 국회도 똑같이 배제해서는 안된다. 윤석열 정부가 정한 연금개악의 결론에 부합하도록 공론화위원회와 의제숙의단이 편파적으로 구성되고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가 계속 배제된다면, 국회가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악의 들러리 노릇으로 전락하는 것이며, 연금특위는 더 이상의 존재 이유가 없게 된다.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듯이, 연금개혁은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한 충분한 숙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쳐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2024년 1월 23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