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오늘(10.27.) 오후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단일안은 커녕,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등 핵심적인 숫자는 아무것도 없고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반복되는 맹탕 연금개혁안이다. 제시된 정보도 잘못되었고 도출한 결론도 이상한 과제 짜깁기 수준의 계획을 정부안으로 제시한 윤석열 정부의 수준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오히려 DC전환,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 연령별 차등보험료 부과 등 국민연금 제도 근간을 흔들고 망치는 국민연금 죽이기 계획이다. 민생 핵심과제인 국민연금을 이렇게 우습게 보는 정부는 없었다. 국민연금을 망치고 연금개혁의 책임을 회피하는 윤석열 정부는 정부의 자격이 없다. 종합운영계획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윤석열 정부에게 있어 국민의 존엄한 노후는 정책의 고려대상이 아닌지, 종합운영계획에 구체적 보장목표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의 보장 목표가 제시되지 않으니 구체적인 숫자가 담길 수 없다. 소득대체율, 보험료율 등 핵심적이고도 구체적인 숫자가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편향적으로 개혁 논의를 오도하고 있다. ‘OECD 가입국과 비교하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유사’하다는 내용은 틀리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31.2%로 의무연금 OECD 평균 51.8%의 60% 수준이다. ‘기초연금 도입 이후 노인빈곤율이 지속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이는 기초연금만의 효과가 아니며, 상당부분 66~75세 사이의 국민연금 수급률 제고와 수급액 개선에 의한 것이다. 낮은 수준의 소득대체율이지만 국민연금이 그래도 노후빈곤예방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만큼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이라면 적정 노후소득 보장의 제도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함에도, 윤석열 정부는 다층연금체계 운운하며 국민연금은 저연금에 매몰시킨 채 사적연금 활성화만 꾀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난데없이 국민의견이랍시고 일부의 편향된 방향을 제시하며, DC방식 전환,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 연령그룹에 따른 보험료 차등 인상 등 설익고 위험한 주장을 담고 있다. DC방식 전환은 국민연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어떤 복지제도도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는데 낸 만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공적연금의 사회연대 및 재분배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은 소득대체율 삭감 이상의 연금 삭감제도로 보장성을 크게 훼손하여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국가의 재정분담은 온데 간데 없고 정부가 국민의 연금 깎기에만 안달하고 있는 것이다. 연령그룹에 따른 보험료 차등 인상은 세대를 나누는 기준이 자의적이고, 재정조달에 있어 사회연대의 원칙이나 부담능력에 따른 부담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이번 계획안은 국민 노후를 자본에 넘기겠다는 선언이다. 사람보다 기금을 우선하는 것으로, 국민을 존엄한 노후보장 권리의 주체로 보기보다는 오로지 기금존속을 통한 자본시장 이해관계와 사적연금 업계의 이윤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업계의 숙원인 사적연금 세액공제 및 분리과세 확대는 즉각적으로 실행하는 등 사적연금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노골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기금운용 수익률 제고 운운하며 수익률의 대부분을 좌우하는 핵심인 자산배분 권한을 각계 각층의 대표성을 가진 기금위에서 기금운용본부로 이관한다고 한다는 것은, 1,000조 원 국민연금 기금의 핵심 의사결정 기구이자 대표성을 가진 회의체인 기금위에서 개입할 수 없었던 정권차원, 정권과 결탁한 자본 차원의 개입을 기금운용본부를 통해 상시화 하겠다는 것이다.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에서 지난 삼성물산 부당합병비율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져 국정농단 사태가 촉발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3대 개혁으로 연금개혁을 제시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종합운영계획안에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으며 연금개혁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 산하에 연금개혁위원회 설치한다고 한 것을 번복하고 국회연금특위로 공을 넘겼고, 국회연금특위가 일정한 모수개혁안을 도출하려 하자 구조개혁 운운하며 사실상 연금개혁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5차 재정계산의 편향된 위원구성과 논의로 파행을 겪고 반쪽짜리 보고서를 내 놓았으며, 이번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는 제도 근간을 흔드는 엉뚱하고 위험한 주장은 담고, 핵심 수치는 하나도 담지 않는 등 수준 이하의 무내용, 과제나열에 불과한 맹탕 연금개혁안을 제출했다.국민을 우습게 봐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무능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의 자격이 없다.
노인빈곤율은 향후에도 높을 전망이다. 소득대체율 삭감으로 가입기간 증가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급여수준이 상당기간 오히려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했다. 정부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도 ‘더 내고 더 받겠다’는 의견의 찬성비율이 가장 높았던만큼 소득대체율 상향을 포함한 진정성 있는 노후소득보장 방안이 책임있게 제시되어야 한다. 맹탕 연금개혁안, 국민연금 죽이기 종합운영계획, 원점에서 재검토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