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규홍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의 존엄한 노후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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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신임 본부장으로 이규홍 전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이 선임되었으며 15일부터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언론에 따르면 이규홍 본부장은 다수의 자산운용 경력과 사학연금 기금운용 경력 등 민간분야와 공적연금분야를 두루 경험하고 사학연금 CIO 재직 당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이력이 주요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다수의 경험을 살려 약 1900조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자산배분 및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환율·금리 변동, 포트폴리오 관리 등 위험관리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도 함께 받고 있어 역할과 책임이 막중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적연금인 국민연금기금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하면 신임 본부장의 역할과 책임은 다른 자산운용과는 그 무게가 차원이 다르다. 임명 절차와 기금규모 등 국민연금은 끊임없이 정권과 재벌, 자본의 외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문제를 지적받아왔다. 특히 보수정권에서 그런 경향이 강했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금융전문가 출신으로 임명하며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을 패싱하고 기금운용에 직접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 사태의 주범격인 홍완선 전 본부장이 구속되었으며 홍완선 본부장과 강면욱 본부장은 각각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학연으로 엮여있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 아래 임명된 서원주 본부장 체제에서는 정부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가입자대표 축소를 강행하고 기금운용본부 내에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과 국민연금기금 거버넌스의 민주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정권과 재벌, 자본의 입맛에 맞게 동원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한편 이재명 정부 또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두고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이 올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며 국내주식 비중을 사실상 확대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또한 지금까지의 자산배분 원칙에서 벗어나 리밸런싱 유예 및 5월 기금운용위원회의 국내주식 비중을 확대 등 기금을 정부의 정책적 수단에 동원하려 했다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으며, 김성주 이사장 또한 기금운용에 대해 과도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 지난 3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단독펀드 형태로 민간에 위임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하며 국민연금이 재벌과 자본의 이익을 도모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금운용에 대한 불신은 물론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온 제도와 기금의 분리  역시 기금이 국민의 이익이 아닌 자본의 이익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규홍 신임 본부장은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강경하게 기금운용원칙 및 지침과 규정에 충실해야 하며, 기금이 누군가의 소유물이 되는 사유화를 경계하고 가입자이자 수급자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쇄신대책 또한 이규홍 본부장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채용의 공정성 문제 및 위탁운용사 및 기금운용본부 직원에 대한 갑질과 괴롭힘, 국내외 부동산투자의 적정성 문제 등 숱한 의혹으로 현재는 감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준상 기금운용본부 부동산투자실장 문제는 기금운용본부의 구조적 내부통제 실패가 초래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번 문제의 본질은 언제든 기금과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제2, 제3의 안준상 실장과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내부통제 시스템과 내부고발자 보호 체제를 개선하고 기금운용위원회의 실질적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지, 투자기밀을 유출한 사람을 색출하고 정보보안 교육을 하는 것만이 아님을 이규홍 본부장은 명심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강화 또한 과제이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민연금의 ESG 통합전략에서 인권관련 지표를 강화하고, 주주권 행사 등에서 인권 관련 위험을 고려하며 투자 제한까지 연계하는 등 국민연금의 책임투자에 인권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이스라엘 국채를 매입해왔음이 기금운용본부 공시와 언론을 통해 밝혀지며, 국민연금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반인륜적·반인권 전쟁범죄에 동원되어선 안 된다는 비판이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 잇따르기도 했다. 따라서 이규홍 본부장은 국민연금 책임투자에서 인권요소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며, 그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더욱 큰 책임과 역할, 기대가 따르는 법이다. 약 1900조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이 자신의 노후와 부모세대, 자식세대의 노후를 위해 쌓은 사회적 연대의 소중한 결과물이다. 이규홍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이 점을 명심하고 오롯이 국민의 존엄한 노후만을 위해 복무하길 바란다.

2026년 9월 21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