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민연금의 공공주택 투자 논의, 국민연금 사회투자의 마중물 되어야

13

지난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민연금기금을 활용한 공공주택 투자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밝힌 이래 국민연금의 공공주택 투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예산처,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등 당정은 국민연금의 공공주택 투자방안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민연금공단 또한 김성주 이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공공주택 투자에 대해 의견을 밝힌 이래 적정 수익률 확보를 전제로 연기금의 수익성과 주거 안정의 선순환이 발생할 수 있도록 대체투자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연기금의 사회투자 논의는 이번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연금행동은 금융투자 위주의 한계를 극복하고 재무적 수익을 넘어서 사회적·제도적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올해 연속토론회를 통해 국민연금의 사회투자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바 있다. 또한 2016년 박광온 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국민연금 공공투자법’을 대표발의했으며, 2024년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에서는 ‘공적연금의 세대 간 형평성 제고를 위해 국민연금기금을 청년주택, 공공어린이집 및 노인시설에 투자해야 한다’는 항목에 시민대표단 57.5%가 동의한 바 있다. 제도와 기금, 사회가 분리된 채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함께 연관되어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안정적·지속적인 연금급여 지급을 위한 수단으로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우리 사회가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 도입을 통해 공적부양체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금은 세대 간 부담과 정책 변동 및 금융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정책을 조정할 시간을 확보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또한 지금처럼 높은 운용수익률 확보와 기금의 축적만이 미래에도 안정적인 연금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금소진시점이 곧 제도의 지속성을 의미한다고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대신 주거·교통·돌봄·환경 등 실물·사회 인프라 투자에 기금을 활용하여 국민연금의 기여기반을 확충하고, 안정적인 운용수익 창출은 물론 장기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기금이 제도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체계를 만들어야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의 1%인 18조(2026년 5월말 기준)를 공공주택에 투자하는 것이 연기금을 잠식하고 국민의 노후자금을 날리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금액이 시중 4대 은행이 매년 각종 대출이자, 수수료 등 영업이익으로 얻는 수십조 원의 돈보다 결코 크다고 볼 수 없으며, 충분한 논의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설계하고 투명하게 이를 공개한다면 오해와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국민연금의 공공주택 투자 논의가 지난 5월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 결정 문제와 같이 정부가 연기금을 정책수단으로 동원하려 한다는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정 위주로 논의한 것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구조로 가선 안 된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등 거버넌스는 물론 노동자와 사용자,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가 관련 내용을 두고 숙의토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숙의토론을 바탕으로 공공주택 투자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과 함께 지역균형을 꾀하면서도 무주택 서민과 중·저소득자가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에 입주할 수 있는 주택 공급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연금행동은 이번 국민연금의 공공주택 투자 논의가 기금운용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민주성, 투명성은 물론 기금운용의 공공성과 투명성, 안정성과 수익성을 조화시켜 우리 사회의 주택공급 방식과 기금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과 함께 국민연금 사회투자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26년 8월 13일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